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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동/KBS충주라디오

[라디오] 산업단지 영세 제조업체 불법파견 실태 조사 결과 발표(2025.03.04)

202534일 화요일 ~08:56:00

 

산업단지 영세 제조업체 불법파견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최근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624,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사고의 후속 조치로 전국 산업단지 내 영세 제조업체 229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이번 조사 결과와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이번 조사는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나요?

지난해 624일 경기 화성의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인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31명의 사상자를 내며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불법파견 문제가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었는데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서의 파견근로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파견된 노동자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며 사고에 취약한 상태였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224, 산업단지 내 영세 제조업체들의 노동환경과 불법파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작년 7월부터 11월까지 전국 22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2. 조사 결과에서 주요하게 드러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229개 업체 중 80%가 넘는 190개 업체에서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었으며, 948건의 법 위반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불법파견 문제는 87개 업체가 적발되었는데요. 이는 전체 조사 대상 업체 중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한 파견근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파견이 허용되는 32개 업무 외에 직접생산공정에 파견노동자를 배치하는 것은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 상당수의 업체에서 불법파견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차전지 제조업체 A사는 일시적이고 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견업체 4개소로부터 노동자 12명을 불법적으로 파견받아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투입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B사는 근로자 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하청업체 3개소로부터 18명의 노동자를 파견받아 직접 지휘·감독하며 원청업체 소속 노동자와 함께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도록 했습니다.

아리셀의 모기업인 에스코넥도 1차 협력업체에서 불법파견이 이루어진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에스코넥의 1차 협력업체(2개소)2차 협력업체와 외형상 도급계약(부품납품)을 체결한 후, 164명의 하청근로자를 직접 지휘·명령하는 등 무허가 파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최저임금과 연장근로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업체도 118개소로 절반이 넘는 수치였으며, 미지급된 임금 총액은 124800만원으로, 노동자 1,451명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었습니다. 기간제·단시간·파견 등 비정규직 노동자나 외국인 노동자, 여성 노동자를 차별한 사례도 13개소에서 적발되었습니다. 주로 명절 상여금, 식대, 가족수당 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차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연장근로 한도 위반, 취업규칙 미신고 등 노동법 위반 사례는 163개소에서 적발되어 영세 제조업체에서의 노동법 위반이 만연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습니다.

3. 불법파견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세 제조업체들이 인건비 절감과 유연한 인력 운용을 이유로 불법파견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규직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보다 파견업체를 통해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받는 것이 비용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해치고, 산재 발생 시 책임을 회피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현장은 기계와 화학물질을 다루는 위험한 업무가 많아 노동자의 안전이 매우 중요한데, 불법파견된 노동자들은 정식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적절한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지난해 아리셀 화재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4. 이번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이번 조사 결과는 산업 현장에서 불법파견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감독과 제재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아리셀 화재 사고에서 불법파견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만큼, 노동부의 조사는 이러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적발과 처벌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불법파견을 유도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영세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더불어,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고 절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도 요구됩니다.

이번 조사의 후속조치로 고용노동부는 영세제조업체와 외국인근로자가 집중되어 있는 경기도 안산 지역을 중심으로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병행했습니다. 불법파견이 적발된 일부 원청에 대해서는 공인노무사가 사업장에 직접 방문해 노사 면담을 통해 현황을 진단하고 사업장의 여건을 고려해 불법파견, 장시간 근로 등 법 위반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주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불법파견을 예방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도 산업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감시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